승률 이후의 질문
확률이나 승률을 안다는 사실만으로는 장기적인 성과를 설명할 수 없습니다. 동일한 기대값을 가진 선택이라도 자본을 어떻게 배분하느냐에 따라 결과의 궤적은 완전히 달라집니다. 켈리 공식은 단기 결과를 예측하기 위한 도구가 아니라, 반복되는 불확실한 선택 속에서 자본이 어떤 속도로 성장하거나 붕괴되는지를 설명하기 위한 수학적 모델입니다. 그 핵심 목적은 단기 변동성을 제거하는 것이 아니라, 장기적인 자본 성장률을 최대화하는 배분 비율을 정의하는 데 있습니다.
1. 켈리 공식의 개념적 출발점
1956년 존 L. 켈리가 제시한 이 공식은 각 기회에 고정된 금액을 배정하는 방식과 근본적으로 다른 접근을 취합니다. 선택에는 확률적 우위가 존재하고, 동일한 유형의 선택이 반복되며, 자본이 연속적으로 재투입된다는 전제 아래 자본의 기하평균 성장률을 최대화하는 이론적 비율을 도출합니다. 이러한 수학적 접근은 단순히 감에 의존하는 대신 승률 vs 기댓값의 차이를 명확히 인지하고, 장기적인 수익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구조적 토대를 제공합니다.
2. 수학적 구조의 개요
켈리 공식은 다음과 같은 단순한 입력값으로 구성됩니다.
- b: 순 배당률 또는 순 보상 비율
- p: 성공 확률에 대한 추정값
- q: 실패 확률 (1 – p)
공식은 다음과 같은 형태를 가집니다.
여기서 $f^*$는 전체 자본 중 해당 선택에 이론적으로 배정되는 비율을 의미합니다. 이 구조의 핵심은 기대값이 높을수록 더 많은 자본이 배정되고, 우위가 사라질수록 배정 비율이 급격히 감소하거나 0에 수렴한다는 점입니다.
3. 변형된 적용 개념과 제약 조건
이론적으로 계산된 켈리 비율은 최적의 성장률을 보장하지만, 입력 확률이 실제와 다를 경우 자본 손실의 폭은 기하급수적으로 확대될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실제 분석 환경에서는 계산된 비율의 일부(예: 1/2 또는 1/4)만을 반영하는 ‘부분 켈리’ 모델이 선호됩니다. 켈리 공식은 입력값의 정확도에 절대적으로 의존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성공 확률(p)을 과대평가할 경우 구조적으로 과도한 배정을 유도하여 파산 위험을 높이게 됩니다.
실제로 에드워드 소프(Edward Thorp)와 같은 수학자들이 켈리 공식을 실전 투자와 게임 이론에 적용하여 증명한 바 있듯이, 블랙잭과 스포츠 베팅에서의 켈리 공식 적용(The Kelly Criterion in Blackjack, Sports Betting and the Stock Market) 연구 자료를 보면, 수학적 우위가 확실하더라도 자본의 변동성을 관리하기 위한 엄격한 집행 능력이 성공의 관건임을 알 수 있습니다.
4. 켈리 공식이 제공하는 구조적 규율
이 프레임워크의 진정한 가치는 특정 결과를 맞히는 데 있지 않고, 판단 과정에 일정한 규율을 부여하는 데 있습니다. 자본 규모에 따라 노출이 자동 조정되는 구조를 통해 기대값이 낮은 선택을 자연스럽게 배제하며, 감정이나 최근 경험에 의해 판단이 흔들리는 것을 억제합니다.
5. 결론: 켈리는 공식이 아니라 관점이다
켈리 공식은 단순한 계산식이 아닙니다. 이는 불확실한 환경에서 자본이 어떻게 성장하고 붕괴되는지를 설명하는 하나의 관점입니다. 이 모델이 의미를 가지는 이유는 “얼마를 투입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이 자의적 판단이 아닌 구조적 사고의 대상이 되도록 만들기 때문입니다. 배분 전략의 우수성은 데이터의 신뢰성과 분리될 수 없으며, 켈리 모델은 이를 가장 날카롭게 드러내는 수학적 렌즈입니다.




